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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길복순을 봤다. 
잔인한 액션이 많이 나오는 영화를 싫어하기에
그렇게 기대하진 않았었다.
예상했던 대로 때리고 부수고 죽이다가 끝난 영화 같지만...
 
다 끝나고 나니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많은 메시지들을 곱씹어 보게 되었다.
감독이 전해준 메세지일수도 있고,
이 시대가 이 영화를 통해서 전해준 메세지일수도 있다.
소름이 끼치기도 했고, 마침내는 작은 희망도 보았다.
 
과연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 부문에 초청되어 많은 세계 영화인들의 관심과 주목을 끌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는 차가 끊기는 심야시간까지 상영되고 배우들이 소개하는 시간까지 관객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길복순은 참으로 황당하게도, 살인을 일로서 하는 전문화된 회사의 전문 킬러로 일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이 여자는 중학생여자아이의 평범한 엄마이기도 하다. 
 
엄마는 킬러로서의 삶,
딸은 동성애자로서의 삶,
엄마와 딸은 이것을 감추며 위태로운 관계를 이어간다. 
 
엄마는 딸이 동성애자인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딸도 마침내는 엄마가 살인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그것을 받아들이게 된다.
물론 받아들이는 것에서 멈춰 선 안될 것이다.
살인은 멈춰져아하고
동성애도 그 원인을 찾고
진정한 사랑을 찾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받아들이는 것이 없이는 변화는 시작될 수 없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자주 나오던 말, "벽"
"벽"이 무너지고, 서로를 진심으로 받아주게 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길복순의 딸이 했던 말이 많은 여운을 남겼다. 
딸은 친구에게 이런 말을 귓속말로 남기며 친구와 헤어진다. 

"너에게 키스를 할지, 죽여버릴지 고민했었다." 

 
키스를 한다는 것은 레즈비언인 것을 많은 친구들 앞에서 드러내서, 
친구가 가장 두려워하는 고통을 주는 방식이 될 수 있었다.
(설경구가 길복순에게 복수했던 방식이었다. 길복순을 죽이기보다는 길복순에게 죽는 모습을 딸에게 보여주는 것이 길복순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복수라 생각했던 것 같다.)
 
딸은 이러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키스를 선택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엄마처럼 상대를 죽여버리는 선택도 하지 않았다.
딸은 한 단계 성숙한 발전된 발걸음으로 나아가지 않았나 싶다
 
길복순도 마침내 마지막까지 싸워 다 죽이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딸을 위해서 살인의 일을 멈추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흥미로운 살인 전문 회사의 전문 킬러 이야기이기도 했지만,
역시 모든 영화는 "관계"에 대한 질문을 답을 주고 있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엄마와 딸의 관계 속에서...
정말 드러내고 싶지 않은 치부가 드러나고 그것을 용납하고 사랑하고 변화되어 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나와 나 자신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레즈비언인 딸이 했던 이야기...

잘못인지 아닌지는 자기가 알지.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나 자신에게 떳떳하고 싶었어


내 안에 있는 깊은 자아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사람마다 있을 것이다. 
 
그 진정한 자아가 소중히 여기고 있는 가치를 따라서
나의 외적인 자아가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다면, (나의 시간, 에너지, 물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가 나의 외적인 자아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나 자신에게 떳떳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크리스천으로서 내 안의 내적인 자아가 잡아야 할, 진정으로 원하는 가치와 기준에 대한 많은 고민들을 해왔다. 
사람마다 자신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소중히 여기는 가치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그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가치 있게 여겨줄 필요가 있다.
 
자기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고,
자신에게 떳떳한 자기가 되길 힘써나갈 것이다

from. his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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